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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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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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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정신
출판사
흐름출판사
분야
예술
페이지
204쪽
출판일
2016년 5월 22일
ISBN/ISSN
979-11-5522-096-2 03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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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소개
빛의 찬미 : 마르크 수사의 삶과 예술

침묵과 비움의 미학, 빛의 소리를 스테인드글라스에 담다

스테인드글라스 장인 마르크 수사의 삶과 예술

성당에 들어서면 시선을 압도하는 장면과 만나게 된다. 강렬하면서도 부드러운 색의 향연이 펼쳐지며 신비와 감동을 준다. 청, 녹, 홍, 황금색이 어우러져 강렬하게 진동하는 듯한 공간의 연출이 스테인드글라스라는 매개체를 통해 표출된다. 스테인드글라스의 기묘한 조화는 유리의 특정한 색상 그 자체에 의한다기보다는 오히려 그것을 통과하는 빛의 속성에 따른 효과와 사람의 시각이 선택적으로 인지하는 광선에 의해 드러난다. 
스테인드글라스는 초기 교회미술에서부터 시작 되었다. 스테인드글라스는 성경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다양한 색 유리를 잘라서 납선으로 용접하여 연결하고, 연결된 창 패널을 성당 유리창에 설치했다. 문맹률이 높았던 중세 시대에 신자들에게 성경의 내용을 화려한 색채와 빛이 빚어낸 아름다운 형상으로 보여줄 수 있었기 때문에 고딕 건축에서 널리 사용되었다. 현재도 수많은 성당(교회)에서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다.

《빛의 찬미》는 1987년부터 25년간 한국에 거주하면서 많은 교회의 스테인드글라스 창유리와 종이 작업을 했으며, 이제는 본국으로 돌아가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마르크수사의 얘기다. 2001년 제6회 가톨릭미술상 본상 유리화 부문을 수상하였고, 2000년 울란바토르 주교좌 대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 제작 설치로 교황 베네딕도 16세로부터 예술 공로 훈장을 받기도 했다. 저자는 <예수성심성당 스테인드글라스 프로젝트>의 자문위원으로 참여하여 마르크 수사의 작업과정을 처음 구상 단계에서부터 제작·설치까지 모두 지켜봤다. 이를 혼자의 경험으로 간직하기에 아깝다는 생각이 ≪빛의 찬미≫의 시발점이었다.

스테인드글라스는 건축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기능을 가진다. 서문에서 저자는, “건축의 역사는 중력이 장애를 넘어 빛을 획득하기 위한 싸움이었다.”(르코르뷔지에)고 할 정도로 건축에서의 빛은 가장 본질적인 문제라며 역사상 교회 건축의 최고의 이상으로 꼽히는 고딕 성당의 요체는 높은 뾰족탑이나 아치 구조가 아니라 ‘투명한 벽체’에 의한 ‘영적화된 내부 공간’에 있다고 말했다. 성경에서 신이 세상을 창조하고 처음으로 만든 것이 ‘빛’인데 빛의 형상은 주로 예수를 상징한다. 때문에 빛의 상징성에 주목하여 창의 위치와 크기에 따라 빛의 유입량을 조절하여 성당 내부자체를 신성한 공간으로 만들었다. 
마치 빛이 프리즘을 통과하여 여러 가지 색깔로 나누어지듯, 스테인드글라스를 통과한 빛은 그림의 일부분이 되는 동시에 실내에 조명역할을 하여 내부를 연출하는 효과를 지닌다. 계절, 날씨 등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순간순간 살아 있는 미술작품이 된다. 책에 삽입된 사진은 빛이 비춘 순간을 포착한 것이므로 실제 각도에 따라서 조금씩 변화하는 작품의 진면목을 감상하고 싶다면 책에 소개되어 있는 곳을 찾아 나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꼭 서양에서 유래한 미술이라고 거리감을 느낄 필요는 없다. 마르크 수사는 스테인드글라스 기법과 우리나라 한옥 창틀의 유사성을 발견하고 적용시켰다. 주변이 숲과 하늘인 춘천 거두리성당에서는 전통 창살의 창경틀 기법을 활용하여 주변의 풍경을 내부로 끌어들였다. 마르크 수사가 한국에 와서 매료된 한국미의 또 하나는 조선시대 조각보이다. 1993년 프랑스 문화원에서 열린 마르크 수사의 전시장을 찾은 한국자수박물관의 허동화 관장은 마르크 수사의 작품과 조각보의 유사성에 매우 놀라워했다고 한다.

덧붙여 ≪빛의 찬미≫는 우리나라에 실제 설치된 스테인드글라스를 제작하는 과정, 어떻게 주변 환경과의 조화를 꾀하고 있는지, 어떤 의미를 담으려고 했는지에 대해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저 유리에 새겨진 무늬로 지나쳐왔던 스테인드글라스를 보는 새로운 시각을 얻게 될 것이다. 전반부는 마르크 수사의 생애와 제작한 작품들을 사진과 함께 담았으며, 후반부는 용어가 생소한 사람들을 위해 스테인드글라스의 속성과 기법, 역사 등을 같이 기술하였다.




│본문 속으로│

스테인드글라스의 특징이자 매력인 화려함과 투명성 중 투명성이 더욱 매력적으로 두드러지는 이 작품은 마르크 수사가 색유리에서 추구하는 외부, 타인과의 ‘소통’이 어떤 것인지 확연히 보여 주고 있다. 창 너머 비추이는 나무는 은은한 색유리에 물들어 성당 안으로 들어온다. 사계절의 변화에 따라 변해 가는 자연 풍광은 스테인드글라스의 모습 역시 바꾸어 놓을 것이다. 특히 황색 톤의 창은 대지에 비추이는 빛을 연상시켜 더욱 넉넉하고 안정적인 느낌을 주고 있다.
…고요한 제단과 대조적으로 출입부 상부의 성가대석은 달드베르의 황홀한 색광의 향연을 연출한다. 그런데 방문객이나 미사 시 신자는 성가대석을 볼 수 없다. 오직 제대 앞에서 성체를 영한 후 돌아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갈 때 비로소 이를 볼 수 있다. 영성체 후의 기쁨과 환희가 배가됨은 물론이다.
언젠가 젊은 신부가 순례단을 이끌고 이 공소에서 미사를 드린 적이 있는데 입당 시에 볼 수 없었던 이 창을 제단에 서서 인사를 한 후 비로소 보게 되었고, 이 창의 황홀경에 넋이 나가 시작기도를 잊은 채 한동안 서 있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56~57p



성가대석 하부의 세례대 양옆에는 달드베르의 수직창이 배치되었는데 각 창은 가로 3열, 세로 9줄 도합 27개의 나비 형상의 블록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블록은 2개의 날개 사이에 수직 투명 판유리를 끼워 부활을 상징한다. 부활은 ‘세례’와 상징적으로 연결된다. 제단과 축을 이루는 이곳은 성당을 출입할 때 반드시 만나는 곳이지만 다소 어둡고 후미진 공간이었는데 스테인드글라스로 인해 ‘부활’한 셈이다.

-87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