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하면서 거침없는 문장, 우의정으로 한 시대를 풍미한 성재(醒齋) 신익상(申翼相)이 남긴 미완의 유고
국역 《성재유고》 1~6책
《성재유고(醒齋遺稿)》는 한국고전번역원 한국문집번역총서로, 전주대학교 한국고전학연구소에서 교육부의 재원으로 한국고전번역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하였다.
신익상은 1634년(인조12) 11월 2일에 구례(求禮)의 아사(衙舍)에서 태어났다. 신익상의 본관은 고령(高靈), 자는 숙필(叔弼), 자호(自號)는 성재이며, 시호는 정간(貞簡)이다.
그의 문장은 우아하면서도 거침없다는 세인의 평을 들었다. 시율(詩律)도 여유가 있고 아름다웠는데, 전자(篆字)에 특히 뛰어나 아버지 신량의 비와 이경(李絅)의 묘갈에 전액(篆額)을 남겼다. 신익상의 시문은 그의 아들 신숙(申潚)에 의해 수집된 것으로 보이며, 이후 신익상의 유고는 오랫동안 묵혀 있다가, 1834년(순조34) 무렵에야 비로소 정리되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책1에서 책2의 중반 〈정경력의 협운에 따라 지은 시에 차운하다[次鄭經歷悏韻]〉까지는 대체로 연대순으로 시를 선정하고 편차하였지만, 그 뒤로는 송시(送詩)·증별시(贈別詩)·만시(挽詩)만을 뽑아 대략 연대순으로 모아 놓은 형편이다. 그리고 책3에는 나머지 시들 가운데 주로 감회시(感懷詩)와 친구 유상운과 주고받은 시 그리고 습유(拾遺) 및 어린 시절의 작품 등을 끌어다 놓았다. 책4에는 친구 유상운과의 차운시(次韻詩)를 집중적으로 실었고, 책5에는 〈북관록(北關錄)〉을 비롯해 기타의 시(詩)들을 수록하였다. 책6에서 책10까지는 문(文)인데, 이 또한 문체별(文體別)로 정연하게 분류해 놓았다고 보기가 어렵다. 가장의 유고를 정리하지 않고, 그대로 필사만 해 놓은 모습이다. 그 결과 빈 여백으로 남은 페이지들이 군데군데 드러나고, 부록 문자(附錄文字)들이 뒤섞인 현상이 나타난다. 전체적으로 권차(卷次)가 나뉘지 않았는데, 각각의 책 가운데 목록(目錄)이 실린 곳을 전후로 권차를 구분하려고 한 의도가 엿보인다.
본집은 여러 필체가 뒤섞인 필사본이라는 점으로 미루어, 몇몇 사람이 함께 등출한 책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지만, 구체적인 서사(書寫)의 경위는 분명하지 않다. 필사가 1834년 이후에 이루어졌다는 점만 확실할 뿐이다. 그리고 곳곳에 남은 교정(校正)의 흔적으로 보아 간행을 염두에 두고 필사했다고 미루어진다.
《성재유고》는 국립중앙도서관장본을 저본으로 한 번역서이며, 불분권 10책이다. 서문(序文)은 없고, 각각의 책마다 앞쪽은 물론, 필요에 따라 책의 중간에도 목록(目錄)을 더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