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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교의 교회사적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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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교의 교회사적 고찰
저자
세르지오 탄자렐라 외
펴낸날
2018년 10월 10일
정가
원
할인가
원
판형
신국판
페이지
304쪽
출판사
형제애
ISBN/ISSN
979-11-9635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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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 위에 핀 꽃, 순교 역사가 남긴 유산은 무엇인가
2016년은 병인박해 200주년이었다. 천주교가 전파된 이래로 한국에서는 천주교 신자 중 8천여 명 이상이 박해로 목숨을 잃었다. 이들의 처형지는 현재 성지가 되어 순례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토록 많은 순교자가 배출된 본질적인 원인으로는 천주교적 가치관과 체제를 수호하려는 조선 지배세력의 충돌이 꼽힌다.
 
시대에 따라 천주교는 그 세력이 적을 때는 일부 용인 혹은 무시되거나 새로운 학문으로서 접근되었다. 그러나 성리학적 유교문화가 강력한 힘을 발휘하던 조선에서 천주교의 ‘조상 제사 거부’가 마찰을 빚으면서, 가문을 중요시하는 양반 지배계급의 반발에 부딪쳤다. 결국 천주교 신자들은 배교 혹은 죽음이라는 양자택일의 극단으로 내몰렸다. 이것은 조상 제사에 대한 보편교회의 불관용이 상호작용한 결과였다.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는 국제 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하여 이러한 정부주도의 극심한 박해가 한국만의 고유한 현상이 아님을 분석하였다. <순교의 교회사적 고찰>은 그 작업의 결과물이다. 책은 천주교 전파과정에서 아시아 지역의 박해와 순교가 갖는 의미와 함께 순교가 지역 사회와 국가 정책에 있어서 어떤 영향을 미쳐왔는지를 살핀다. 또한 중국, 일본, 한국의 순교 역사를 그 보편성과 특수성을 기반으로 자세히 설명하였다.

박해의 지역적 특수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 하나는 일본의 “콘치리상노리야쿠”이다. 이는 일종의 고해성사를 대신하는 기도 양식이었다. 1614년 에도 막부에 의한 금교령을 시작으로 250년간 사제가 없는 상태에서, 신앙을 간직한 채 숨어 살아야만 했던 신자들은 하나님과 닿을 끈이 필요했다. 강도 높은 천주교 박해 정책을 폈던 일본은 천주교인을 색출하기 위해서 그리스도나 마리아가 새겨진 그림·상 등을 밟게 하는 ‘에후미’를 강요했다. 잔인한 고문을 피하기 위해 신자들은 에후미를 행한 뒤 돌아와서 이 ‘콘치리상노리야쿠’의 기도문을 몇 백 번이고 외며 하느님께 용서를 구했다. 순교자들은 죽음 앞에서 영웅적이지도, 고통을 모르지도 않았다. 국경을 막론하고 그들은 지극히 인간적인 사람들이었다. 결국 살아남은 신자들은 7대에 걸쳐 자손 대대로 그 신앙을 물려주었고, 비로소 사제를 맞이하였다.

현재 한국에서는 헌법 제20조에서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고 법률로서 규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공식적인 박해가 사라진 시대에 우리가 순교자들로부터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무엇일까. 왜 과거의 순교자들을 무덤으로부터 불러내 그 삶을 복원하고 본받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일까?

책은 “현대적 의미의 순교”를 그 해답으로 내놓는다. 결국 종교의 자유도 신앙 선조들의 끊임없는 투쟁으로 얻어진 유산이다. 우리는 그 유산을 물려받은 후손으로서, 나는 어떤 자세로 살 것이며 미래 세대에게 어떤 가치를 물려줄 수 있는가를 고민해야 한다. 내가 꿈꾸는 사회는 어떤 모습인가? 내가 몸담은 공동체에 대한 관심이 점차 희미해져가는 한국사회에서, 자신의 신념을 위해 목숨을 던진 순교자들의 역사는 많은 시사점을 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