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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가계계승법제의 역사적 탐구(유교적 제사승계의 식민지적 변용)
[이전] 연석 燕石    [다음] 금재문집 欽齋文集
한국 가계계승법제의 역사적 탐구(유교적 제사승계의 식민지적 변용)
저자
정긍식
펴낸날
2019년 9월 30일
정가
원
할인가
원
페이지
502쪽
출판사
흐름출판사
ISBN/ISSN
979-11-5522-1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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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제의 성격과 가부장제의 역사성, 근대성에 대하여
호주제의 성격과 가부장제의 역사성, 근대성에 대하여
오랫동안 한국 사회에서는 호주제가 우리의 역사적 ‘전통’인지에 대해 논란이 있었다. 호주제는 합리적 이유 없이 여성과 남성을 차별하는 제도이다. 호주제는 2008년 폐지되기 전까지 가부장제 가족제도로서 민법에 규정되었다.  호주제의 전통 논란은 남녀 차별이라는 불합리성에 대한 반발과 중첩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최근에 언급되고 있는 시댁과 친정 사람들의 호칭 문제는 호주제가 갖고 있었던 근본 문제의식에 대한 확장으로 볼 수 있다.
『한국 가계계승법제의 역사적 탐구』는 호주제의 역사성, 즉 전통 여부에 대한 의문을 출발점으로 호주제의 성격, 즉 가부장제의 역사성과 근대성에 초점을 두어 저술되었다.

제도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바뀌기 마련이다. 외래적 요소가 전통에 충격을 가하여 흔들릴 때에 행위 주체는 그 충격을 흡수하는 행동을 한다. 행위 주체는 외래의 요소를 일단 학습하고 이를 자기에게 유리하게 모방하며, 나아가 종래의 것은 잊어버리고 외래의 요소를 자기 것으로 체화하여 ‘전통’으로 인식한다. 한국의 호주제 수용에서는 이 과정이 잘 드러난다.

그동안의 연구에서는 동적 과정을 간과한 채 전통인지 여부에 대해서만 논쟁을 펼쳤다. 따라서 역사 속에서 호주제가 형성되고 그것이 강화되는 계기를 규명하는 것이, 오랫동안 우리를 지배한 호주제를 제대로 이해하는 길이라 할 수 있다. 한국은 호주제의 망령에서 벗어났고 역사적 교훈으로써 호주제에 대한 이해를 도모하고자 한다면, 이 책은 그 대안이 될 것이다.

책은 정긍식 교수의 지난 20년 동안의 연구를 모은 논문집으로 제사승계, 그 법적 표현인 ‘호주제’의 역사를 주제로 하고 있다. 그는 법제사 분야에서 오랫동안 한국 가계계승의 법제 문제를 천착해 왔다. 법제사 분야의 연구자들이 매우 적은 상황에서 본 연구는 한국학의 학문적 지평을 넓히는 데 기여할 것이다.

책은 15세기에서 20세기에 걸친 호주제의 역사적 변천 과정을 살핀다. 16세기까지 남녀평등적 사회는 19세기 말 장자 우위의, 사실상 가부장제사회가 되었다. 이러한 사회적ㆍ경제적 배경 하에 일본 메이지민법의 ‘가독’과 ‘가독상속제’가 식민지 사회에 쉽게 뿌리내릴 수 있었다. 이렇게 도입된 호주제는 식민지기에 재산상속을 둘러싼 분쟁과 그 최종 해결인 판결을 통하여 확대 재생산되었으며, 호주상속인의 권한을 강화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는 이전까지 ‘사실’로 존재하던 관행을 ‘법적’ 관습으로 승화하는 과정이었다.

전통은 ‘존재’하는 것이 아닌 역사 속에서 ‘생성’되는 것이며 이는 호주제도 마찬가지다. 50년 동안의 논란을 거쳐, 역사적 산물이었던 호주제는 다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결국 역사는 반복된다. 미래 세대 가계계승의 지혜를 역사의 경험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