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의 천주교 심원공소를 따뜻하게 감쌌던 봄이 가고, 개갑 순교성지에 여름이 온 지도 어느덧 몇 달이 지났다. 그 몇 달간의 변화를 담은 두 번째 이야기를 내놓는다. 봄의 고창을 기록한 첫 번째 화첩에 이어 이번에도 이규열(베리따스) 작가가 촬영한 사진에 강석진 요셉 신부가 묵상 글을 적었다.
이번 화첩에는 강석진 신부가 접한 고창의 사계 중 ‘여름’을 담았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 몇 달 동안 잠시 고창에 머물렀던 여름의 순간과, 그 여름을 반갑게 맞이한 사람들의 즐거운 일상을 엿볼 수 있다.
봄의 고창에는 눈부신 빛과 적막하고 드넓은 갯벌, 빈 밭과 논, 아직 물들지 않은 자연이 있었다. 그리고 이 땅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의 새로운 시작의 순간과 이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번 여름의 고창에서는 초록빛으로 물든 자연, 그 안에 존재하는 것들의 생동감 있는 순간, 파도의 결실인 하얀 소금, 다음 계절의 수확을 기약하는 이들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담았다. 여름의 고창은 그 자체로 생명력이 가득한 초록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고창 화첩에서는 사진을 통해 자연과 사람의 조화로운 일상이란 무엇인지를 들여다볼 수 있다. 그리고 강석진 신부의 묵상 글을 읽으면서 우리는 일상의 거룩함 외에도 삶의 소중함, 생각의 겸손함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강석진 신부는 이 화첩을 통해 ‘거룩함이란 일상 안에서 만나는 모든 것들에 대한 진솔한 사랑에서 비롯된 것’임을 이야기한다. 찰나의 계절, 여름의 고창을 통해 우리 일상의 거룩함도 한층 더 깊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